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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국보’ 이상일 감독 “봉준호, 천만 소감으로 ‘제임스 카메론 이겼다’고 하라고…”	2025-11-18 10:01
“봉준호 감독님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를 이겼다고 하래요. 하하” 영화 ‘국보’의 이상일(51) 감독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배급사 NEW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무려 23년 만에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일본 실사 영화 ‘국보’는 일본에 이어 오는 19일 한국에서도 개봉한다. ‘국보’는 일본의 전통 연극인 가부키 속 여성 배역을 연기하는 온나가타의 삶을 주제로 한 영화다. 아버지를 잃고 가부키 명문가 당주인 하나이 한지로(와타나베 켄 분)에 맡겨진 소년 키쿠오(요시자와 료 분)와 하나이 한지로의 아들 혣스케(요코하마 류세이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6일 일본에서 개봉한 뒤 11월 10일까지 120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수익 170억엔(약 1600억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일본 역대 실사 영화 중 흥행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인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 2’(2003)이 기록한 173.5억엔을 곧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감독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 와서)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일본 역대 실사 영화 흥행 1위를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해야하나’라고 묻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 영화(‘아바타’)를 이겼다’라고 하라더라”며 유쾌하게 답했다. 이어 “가부키를 주제로 하는 영화가 일본에서도 그렇게 많지 않고, 전통적인 연극 무대를 영화에 담는 것은 쉽지 않다. (봉준호 감독도) 이 점을 공감해주며 ‘3시간 영화를 만드는데, 3시간 이상의 많은 고통이 있지 않았나. 고생 많았다’고 해주더라. 또 일본에서의 흥행을 축하받았고, 영화도 잘 나왔다고 하더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가부키는 일본의 전통 연극이다. 여성이 무대에 오를 수 없던 당시 사회상으로 인해 여성 역할도 남자 배우들이 연기한다. 여성 역을 전문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을 ‘온나가타’라고 부른다. ‘국보’는 그들의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담아냈다. ‘국보’의 러닝타임은 무려 174분, 거의 3시간에 달한다. 최근 관객들은 러닝타임이 긴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고도 긴 러닝타임을 고수한 이유가 있을까. 이 감독은 “러닝타임 자체는 처음 만들 때 부터, 3시간을 정하고 시작했다. 원작 작가님이 쓰신 소설에 여러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이를 영화화하려면 ‘절대적으로 3시간은 필요하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러닝타임 뿐 아니라 가부키 자체도 요즘 사람들과는 거리감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이 보러 가는 장르는 아니다. 개봉 단계로 나아가면서 (흥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감독은 개봉 전 시사를 한 사람들의 호평 덕에 불안감을 씻을 수 있었다. “개봉 전에 시사를 했었어요. 많은 분이 봐주셨는데, 인상이 좋았던 것 같더라고요. 가부키 무대 장면만 해도 총 30분이 넘는데, ‘3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더라’는 감상도 많았습니다. 덕분에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됐죠. 올바른 분석인지는 모르겠지만 관객 분들은 극 중 가부키 무대를 비롯해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 실생활 속 불안, 긴장 등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바라고 있던 것 같아요.” 시사회의 호평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큰 힘을 가지고 있다. 크게 흥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사 영화가 1천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20여년 만이다”라고 성과를 언급했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의 특징은 첫 주보다 2주, 3주 차에 더 많은 관객이 들었다는 점이다. 개봉 5주차까지 관객 수가 점점 올라갔다. 이건 특이한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처음엔 가부키에 익숙한 40대부터 60대까지 장년층이 많이 봤지만, 2주 차부터는 젊은 친구들도 입소문을 듣고 봐주기 시작하더라. ‘가부키가 이렇게 재미있고 알기 쉬운 거였구나’라며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평소엔 영화관을 찾지 않는 90대 노인들도가족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아줬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국보’가 이렇게 흥행할 수 있을지 전혀 예상을 못 했단다. 그는 “기획 당시 아무도 이렇게 흥행할 줄은 몰랐다. 흥행에 어려운 조건들이 있지 않나. 코로나로 관객들도 영화관에 안 왔었고, 투자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니메이션들의 흥행 덕분에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기 시작했고, (시장이 활성화된) 덕분에 ‘국보’도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국보’가 흥행하면서 제작사들도 ‘관객들이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느끼는 것 같다. 일본 영화 시장에 다양성이 확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 대한 호평은 실제 가부키계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이 감독은 “가부키 배우들도 이 작품에 관심이 많더라. 개봉 후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연배가 높은 한 배우는 ‘가부키 배우라면, 꼭 봐야한다’고 감상을 남겨주기도 했다. 다른 배우분들도 SNS 등에 감상을 많이 남겨주셔서 이 역시 흥행에 도움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뷰①] ‘국보’ 이상일 감독 “봉준호, 천만 소감으로 ‘제임스 카메론 이겼다’고 하라고…”

2025-11-18 10:01

“봉준호 감독님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를 이겼다고 하래요. 하하”
영화 ‘국보’의 이상일(51) 감독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배급사 NEW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무려 23년 만에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일본 실사 영화 ‘국보’는 일본에 이어 오는 19일 한국에서도 개봉한다.
‘국보’는 일본의 전통 연극인 가부키 속 여성 배역을 연기하는 온나가타의 삶을 주제로 한 영화다. 아버지를 잃고 가부키 명문가 당주인 하나이 한지로(와타나베 켄 분)에 맡겨진 소년 키쿠오(요시자와 료 분)와 하나이 한지로의 아들 혣스케(요코하마 류세이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6일 일본에서 개봉한 뒤 11월 10일까지 120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수익 170억엔(약 1600억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일본 역대 실사 영화 중 흥행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인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 2’(2003)이 기록한 173.5억엔을 곧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감독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 와서)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일본 역대 실사 영화 흥행 1위를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해야하나’라고 묻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 영화(‘아바타’)를 이겼다’라고 하라더라”며 유쾌하게 답했다.
이어 “가부키를 주제로 하는 영화가 일본에서도 그렇게 많지 않고, 전통적인 연극 무대를 영화에 담는 것은 쉽지 않다. (봉준호 감독도) 이 점을 공감해주며 ‘3시간 영화를 만드는데, 3시간 이상의 많은 고통이 있지 않았나. 고생 많았다’고 해주더라. 또 일본에서의 흥행을 축하받았고, 영화도 잘 나왔다고 하더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가부키는 일본의 전통 연극이다. 여성이 무대에 오를 수 없던 당시 사회상으로 인해 여성 역할도 남자 배우들이 연기한다. 여성 역을 전문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을 ‘온나가타’라고 부른다. ‘국보’는 그들의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담아냈다.
‘국보’의 러닝타임은 무려 174분, 거의 3시간에 달한다. 최근 관객들은 러닝타임이 긴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고도 긴 러닝타임을 고수한 이유가 있을까.
이 감독은 “러닝타임 자체는 처음 만들 때 부터, 3시간을 정하고 시작했다. 원작 작가님이 쓰신 소설에 여러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이를 영화화하려면 ‘절대적으로 3시간은 필요하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러닝타임 뿐 아니라 가부키 자체도 요즘 사람들과는 거리감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이 보러 가는 장르는 아니다. 개봉 단계로 나아가면서 (흥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감독은 개봉 전 시사를 한 사람들의 호평 덕에 불안감을 씻을 수 있었다.
“개봉 전에 시사를 했었어요. 많은 분이 봐주셨는데, 인상이 좋았던 것 같더라고요. 가부키 무대 장면만 해도 총 30분이 넘는데, ‘3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더라’는 감상도 많았습니다. 덕분에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됐죠. 올바른 분석인지는 모르겠지만 관객 분들은 극 중 가부키 무대를 비롯해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 실생활 속 불안, 긴장 등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바라고 있던 것 같아요.”
시사회의 호평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큰 힘을 가지고 있다. 크게 흥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사 영화가 1천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20여년 만이다”라고 성과를 언급했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의 특징은 첫 주보다 2주, 3주 차에 더 많은 관객이 들었다는 점이다. 개봉 5주차까지 관객 수가 점점 올라갔다. 이건 특이한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처음엔 가부키에 익숙한 40대부터 60대까지 장년층이 많이 봤지만, 2주 차부터는 젊은 친구들도 입소문을 듣고 봐주기 시작하더라. ‘가부키가 이렇게 재미있고 알기 쉬운 거였구나’라며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평소엔 영화관을 찾지 않는 90대 노인들도가족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아줬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국보’가 이렇게 흥행할 수 있을지 전혀 예상을 못 했단다. 그는 “기획 당시 아무도 이렇게 흥행할 줄은 몰랐다. 흥행에 어려운 조건들이 있지 않나. 코로나로 관객들도 영화관에 안 왔었고, 투자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니메이션들의 흥행 덕분에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기 시작했고, (시장이 활성화된) 덕분에 ‘국보’도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국보’가 흥행하면서 제작사들도 ‘관객들이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느끼는 것 같다. 일본 영화 시장에 다양성이 확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 대한 호평은 실제 가부키계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이 감독은 “가부키 배우들도 이 작품에 관심이 많더라. 개봉 후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연배가 높은 한 배우는 ‘가부키 배우라면, 꼭 봐야한다’고 감상을 남겨주기도 했다. 다른 배우분들도 SNS 등에 감상을 많이 남겨주셔서 이 역시 흥행에 도움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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