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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사이트] 북극항로, 안전·효율·환경을 동시에 잡는 '기술 청사진'	2025-11-10 13:01
기후 변화는 새로운 기회의 바닷길을 열고 있습니다. 바로 '북극항로'입니다. 이 항로가 부산에서 유럽까지의 운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잠재력을 가졌지만, 험난한 극지 환경 때문에 "과연 안전하고 경제적일까"라는 의문이 항상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해운의 미래를 바꿀 첨단 기술 아키텍처가 이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북극항로를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핵심 기술 5가지 축을 소개합니다. ◇ 운항 최적화 시스템: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을 찾다 극지에서는 잠재적인 위험이 곧 비용과 직결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운항 최적화 시스템입니다. - KARS(KRISO Arctic Safe Routing System): 한국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북극 운항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합니다. 해빙 상태, 파도, 기온 등의 복잡한 극지 데이터를 입력받아, 선박의 성능과 빙(氷)에 대한 저항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안전하고 연료를 적게 쓰는 최적의 항로와 속도를 실시간으로 계산해줍니다. - POLARIS(Polar Operational Limit Assessment Risk Index): 이 위험지수 모델과 KARS가 결합해 단순히 빠른 길이 아닌, '위험 한계 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운항을 설계합니다. 선박 운항의 안전과 동시에 연료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까지 동시에 최적화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 성능 검증 표준: 전 세계적으로 극지 선박의 속력-출력 성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국제 표준(ISO 15016:2025)이 정비되면서 선박 제조사가 약속한 연비(EEDI)를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신뢰도가 높아졌습니다. ◇ '눈'과 '귀'가 되는 극지 인프라: 예측·통신 북극은 관측과 통신이 취약한 '정보의 사각지대'였습니다. 이제 고도화된 위성망이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 고정밀 해빙 예측 (AI 빅데이터): 한국의 극지연구소(KOPRI)를 비롯한 기관들이 '위성 영상과 딥러닝(AI)'을 활용해 해빙의 농도와 두께를 매우 정밀하게 예측합니다. 마치 교통 예보처럼 고해상도 빙상 지도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선박의 스케줄 예측성을 높이고 보험·리스크 관리를 정량화할 수 있게 됩니다. - 극지 관측·통신 위성망: 러시아의 Arktika-M(관측)과 Express-RV(통신)와 같은 고타원 궤도(HEO) 위성들이 북극 상공을 커버합니다. Arktika-M은 북극권의 기상과 빙상 정보를 짧은 간격(최대 15분)으로 빠르게 감시해 운항 결정의 핵심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Express-RV는 정지궤도 통신이 어려운 극지 전체에 100% 커버리지를 목표로 데이터 링크를 제공해 끊김이 없는 운항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극지 통신의 '백본(Backbone)' 역할을 합니다. ◇ 중앙집중 관제와 첨단 e-Navigation: '컨트롤 타워'가 움직인다 위성 데이터와 선박 정보를 통합해 항로 전체를 중앙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 통합 관제와 e-Navigation: 위성 관측, 선박 위치(AIS), 기상/빙상 예보를 하나의 해역 단위 중앙 통제 시스템으로 묶습니다. 이 통합 정보를 바탕으로 극지 특화된 전자 항법 시스템(e-Navigation)이 작동해 위험 시 자동 경보, 항로 재설정(재라우팅), 연료·탄소 배출량 최적화 등의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 첨단 선박·기자재: '강하고 깨끗한' 배를 만들다 기술의 최종 도착지는 북극 환경을 견디는 선박 자체의 혁신입니다. - 쇄빙·내빙 설계 (Polar Class): 빙하의 충격과 마찰을 견디는 강화된 선체 구조와 특수 재질(빙해강), 빙 저항을 줄이는 추진기 설계 등 Polar Class(극지 운항 선급) 설계 기술이 핵심입니다. - 친환경 추진: 한국 조선업은 빙해 LNG선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LNG, 암모니아, 하이브리드 등 저탄소 추진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으며, 나아가 원격·자율 운항을 위한 센서 스택까지 내재화하며 미래형 극지 선박을 건조하고 있습니다. ◇ 한국의 포지셔닝: '설계부터 운항까지' 자체 생태계 구축 우리나라는 조선·해양 기술의 강점과 극지 연구 역량을 결합해 북극항로 전체 가치 사슬을 국내에서 완성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E2E 밸류체인 완성: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세계적인 조선 및 기자재 클러스터와 극지연, KRISO의 첨단 데이터 및 운항 기술이 결합됩니다. 이는 빙해 선박 설계·건조부터 ISO 15016 기반 성능 검증, KARS를 활용한 운항 지원, 그리고 항만에서의 e-Nav·벙커링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의미합니다. ◇ 북극항로 성공의 방정식 북극항로의 안전, 효율, 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이 5가지 기술 축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합니다. 기술들이 만들어내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안전 항로 위에서, 북극항로는 곧 새로운 글로벌 물류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입니다. 북극항로 기술은 이제 단순한 '탐험'이 아닌, '기술과 경제'가 결합된 새로운 해운 시장의 '선택'이 됐습니다. 이러한 첨단 기술 트렌드가 미래 비즈니스 전략에 어떤 시사점을 던져줄지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CEO인사이트] 북극항로, 안전·효율·환경을 동시에 잡는 '기술 청사진'

2025-11-10 13:01

기후 변화는 새로운 기회의 바닷길을 열고 있습니다.

바로 '북극항로'입니다.

이 항로가 부산에서 유럽까지의 운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잠재력을 가졌지만, 험난한 극지 환경 때문에 "과연 안전하고 경제적일까"라는 의문이 항상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해운의 미래를 바꿀 첨단 기술 아키텍처가 이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북극항로를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핵심 기술 5가지 축을 소개합니다.

◇ 운항 최적화 시스템: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을 찾다

극지에서는 잠재적인 위험이 곧 비용과 직결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운항 최적화 시스템입니다.

- KARS(KRISO Arctic Safe Routing System): 한국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북극 운항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합니다.

해빙 상태, 파도, 기온 등의 복잡한 극지 데이터를 입력받아, 선박의 성능과 빙(氷)에 대한 저항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안전하고 연료를 적게 쓰는 최적의 항로와 속도를 실시간으로 계산해줍니다.

- POLARIS(Polar Operational Limit Assessment Risk Index): 이 위험지수 모델과 KARS가 결합해 단순히 빠른 길이 아닌, '위험 한계 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운항을 설계합니다.

선박 운항의 안전과 동시에 연료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까지 동시에 최적화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 성능 검증 표준: 전 세계적으로 극지 선박의 속력-출력 성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국제 표준(ISO 15016:2025)이 정비되면서 선박 제조사가 약속한 연비(EEDI)를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신뢰도가 높아졌습니다.

◇ '눈'과 '귀'가 되는 극지 인프라: 예측·통신

북극은 관측과 통신이 취약한 '정보의 사각지대'였습니다.

이제 고도화된 위성망이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 고정밀 해빙 예측 (AI 빅데이터): 한국의 극지연구소(KOPRI)를 비롯한 기관들이 '위성 영상과 딥러닝(AI)'을 활용해 해빙의 농도와 두께를 매우 정밀하게 예측합니다.

마치 교통 예보처럼 고해상도 빙상 지도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선박의 스케줄 예측성을 높이고 보험·리스크 관리를 정량화할 수 있게 됩니다.

- 극지 관측·통신 위성망: 러시아의 Arktika-M(관측)과 Express-RV(통신)와 같은 고타원 궤도(HEO) 위성들이 북극 상공을 커버합니다.

Arktika-M은 북극권의 기상과 빙상 정보를 짧은 간격(최대 15분)으로 빠르게 감시해 운항 결정의 핵심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Express-RV는 정지궤도 통신이 어려운 극지 전체에 100% 커버리지를 목표로 데이터 링크를 제공해 끊김이 없는 운항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극지 통신의 '백본(Backbone)' 역할을 합니다.

◇ 중앙집중 관제와 첨단 e-Navigation: '컨트롤 타워'가 움직인다

위성 데이터와 선박 정보를 통합해 항로 전체를 중앙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 통합 관제와 e-Navigation: 위성 관측, 선박 위치(AIS), 기상/빙상 예보를 하나의 해역 단위 중앙 통제 시스템으로 묶습니다.

이 통합 정보를 바탕으로 극지 특화된 전자 항법 시스템(e-Navigation)이 작동해 위험 시 자동 경보, 항로 재설정(재라우팅), 연료·탄소 배출량 최적화 등의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 첨단 선박·기자재: '강하고 깨끗한' 배를 만들다

기술의 최종 도착지는 북극 환경을 견디는 선박 자체의 혁신입니다.

- 쇄빙·내빙 설계 (Polar Class): 빙하의 충격과 마찰을 견디는 강화된 선체 구조와 특수 재질(빙해강), 빙 저항을 줄이는 추진기 설계 등 Polar Class(극지 운항 선급) 설계 기술이 핵심입니다.

- 친환경 추진: 한국 조선업은 빙해 LNG선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LNG, 암모니아, 하이브리드 등 저탄소 추진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으며, 나아가 원격·자율 운항을 위한 센서 스택까지 내재화하며 미래형 극지 선박을 건조하고 있습니다.

◇ 한국의 포지셔닝: '설계부터 운항까지' 자체 생태계 구축

우리나라는 조선·해양 기술의 강점과 극지 연구 역량을 결합해 북극항로 전체 가치 사슬을 국내에서 완성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E2E 밸류체인 완성: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세계적인 조선 및 기자재 클러스터와 극지연, KRISO의 첨단 데이터 및 운항 기술이 결합됩니다.

이는 빙해 선박 설계·건조부터 ISO 15016 기반 성능 검증, KARS를 활용한 운항 지원, 그리고 항만에서의 e-Nav·벙커링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의미합니다.

◇ 북극항로 성공의 방정식

북극항로의 안전, 효율, 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이 5가지 기술 축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합니다.

기술들이 만들어내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안전 항로 위에서, 북극항로는 곧 새로운 글로벌 물류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입니다.

북극항로 기술은 이제 단순한 '탐험'이 아닌, '기술과 경제'가 결합된 새로운 해운 시장의 '선택'이 됐습니다.

이러한 첨단 기술 트렌드가 미래 비즈니스 전략에 어떤 시사점을 던져줄지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